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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비만이 만성질환 부른다"...소아비만, 부모 역할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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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비만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2023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2년 대비 2021년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남아 약 2.5배, 여아 약 1.4배로 급증했다. 이처럼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조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소아비만이 성인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이에 소아청소년과·소아내분비 전문의 권은별 원장(더키성장의원)과 함께 소아비만의 위험성과 효과적인 관리 방법을 살펴본다.

소아∙청소년기 비만, 정서 발달에도 영향
비만은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은 5~13배, 이상지질혈증은 2배, 고혈압은 2.5~4배가량 높다. 이 밖에도 국내외 연구를 통해 비만이 치매, 암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라는 점이 밝혀지며 그 위험성이 더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비만의 위험성은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권은별 원장은 "비만 아동은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장애와 삶의 질 저하로 인한 기대수명 단축 위험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어 "비만 아동은 또래 관계에서의 위축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할 위험도 높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부정적 경험은 장기적으로 정신·심리적 문제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음식 섭취 장애(eating disorder)로 이어질 수 있다. 참고로 비만한 사람에서 자주 관찰되는 유형은 신경성 폭식증과 폭식 장애로, 두 질환 모두 비정상적인 식사 패턴이나 체중 조절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악순환 부르는 섭식장애, 조기 개입이 중요
소아 비만 아동은 음식 섭취 이상 행동이 흔하게 나타나며, 이는 섭식장애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한 섭식장애는 비만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권은별 원장은 "다수의 연구에서 전문가가 조기에 개입해 지도할 경우, 비만 아동의 섭식장애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거나 예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환경적·개인적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상호작용 메커니즘이 존재하므로, 이에 맞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근거 기반 치료의 첫 단계는 영양 관리와 행동·심리 치료를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이다. 정신과적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 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상태가 심각할 경우 약물치료나 비만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 방법이 고려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성인 비만 치료에서 주목받는 위고비 등 약물치료를 소아·청소년도 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권 원장은 "삭센다의 경우 만 12세 이상의 소아∙청소년 환자 중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성인의 30kg/m2 이상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나이별 기준상이) 및 체중이 60kg을 초과하는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장기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위고비의 경우 2025년 10월 이후 국내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적용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은 허가 전이다.

소아∙청소년의 치료는 '장기전'…부모의 자세 중요해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부모의 꾸준한 지원이다. 권은별 원장은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는 단기간에 끝나는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며,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 달릴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나치게 포용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질타하지 않는 균형 잡힌 태도다.

권 원장은 "비만 아동을 진료하다 보면 '넌 그냥 조금 통통할 뿐이야, 괜찮아'라며 문제를 축소하거나, '그러니까 그만 먹으라고, 네가 그러니까 뚱뚱한 거야'라며 심하게 질책하는 부모님을 종종 만난다"며 "이 두 가지 태도 모두 비만 치료와 습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의 '이정표(중간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가 안전하게 그 목표에 도달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을 쓰거나 방향이 어긋났을 때는 적절히 지도하여 올바른 길로 이끌고, 반대로 식사 조절이나 운동을 하면서 힘들어할 때는 격려와 칭찬으로 의지를 북돋아야 한다.

즉,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동반자'다. 옆에서 끝까지 함께 달려주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야말로 장기전인 소아 비만 치료의 핵심이라는 게 권 원장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