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인 a씨는 평소 약속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약속 장소로 가는 내내 시계와 지도 앱을 들여다보게 된다. 처음 가는 장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확인하지 않으면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지곤 한다.
a씨와 같은 경우를 강박장애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성격이 꼼꼼한 사람이기 때문일까? 우울한 감정과 우울증이 다르듯이,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과 강박장애는 분명 다르다. ‘한 가지 일에 집착해서 본래 신경 써야 할 일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강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흔한 강박 유형으로 ‘청결 강박’이 있다. 특별히 더럽지 않은데도 더러운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몸을 반복해서 씻거나 몇 시간씩 샤워하고 옷을 몇 번이고 세탁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외출 시 문단속과 가스 및 수도를 잘 잠갔는지 의심이 되어 계속해서 확인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잘 단속이 되었는지보다 이를 확인하는 행동에 더 집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꼼꼼함'과 다르다.
이 밖에도 물건의 배열 상태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건널목의 하얀 선을 밟으면 반드시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특정한 상태 혹은 행동이 개연성이 전혀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 대표적인 강박 증상이다. 잡동사니나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모아 두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집착하는 행동이 실제로는 본질과 전혀 관계가 없는 무의미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강박 증상은 다양한 질병에서 나타난다. 뇌염이나 뇌종양 등의 뇌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 발달장애 등의 환자에게서도 강박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알코올, 기호품, 도박, 쇼핑 의존 또한 그만두려고 해도 그만두지 못하고 반복하게 된다는 점에서 강박 증상과 비슷하다.
따라서 자신의 정신 문제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 이후 약물요법과 인지행동요법 등의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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